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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추억·이야기

일본 방충제 컵라면 취식기

지난 여름, 일본을 거쳐 타히티에 다녀왔다.
(사실 타히티는 프렌치 폴리네시아라는 프랑스 식민지 국가의 국제 비행장이 있는 섬 이름이고, 프렌치 폴리네시아타히티, 모레아, 보라보라, 후아힌 등의 섬으로 구성되어 있다.)

장장 11시간이 걸리는 장거리 비행이었다.
항공편은 에어 타히티 누이.

에어 타히티 누이의 비행기에는 기내 제일 뒤부분에서 매점을 운영하고 있었는데,
승객은 매점에서 제공하는 삼각김밥, 샌드위치, 라면 등을 무료로 가져다 먹을 수 있다.

그래서 올 때, 갈 때 틈틈히 간식을 가져다 먹으면서,
왕복 24시간의 장거리 비행을 만족스럽게 잘 마칠 수 있었다.

< 에어 타히티 누이에서 무료로 제공하는 간식 >
사용자 삽입 이미지

라면은 일본 NISSIN이라는 회사에서 만든 컵 누들이었는데, 종류는 치킨 누들피시 누들이 있었다.

대부분의 우리나라 라면이 뻘건 국물을 가지고 매콤한 맛이 나는 데 비해, 둘 다 일본 라면이라 그런지 매운 맛은 전혀 없고 국물도 말갛고 허여멀건 했다.

그 중에 치킨 누들이 우리나라에서 생각하는 라면이라는 음식의 개념에 조금 더 맞는 것 같았다.
피시 누들은 해산물과 해조류로 만들었는데 우리나라처럼 국물이 흥건하지 않아서 컵 라면이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스파게티처럼 다소 뻑뻑한 느낌이 들었다. (여기서 국물은 승무원이 규정대로 부어주는 것을 기준으로 함)

그 밖에도 에어 타히티 누이에서는 이코노미를 포함한 모든 승객에게 실내화, 안대 등을 주고, 기내식도 지금까지 경험해본 항공사의 이코노미 기내식 중에서 가장 우수했기 때문에 여행의 만족도가 상당히 좋았다.


오늘 뉴스를 보고 있는데, 눈에 번쩍 띄는 화면이 나왔다.

< 충격과 공포의 YTN 뉴스 방송 장면 >

어디선가 눈에 익은 라면을 보여주면서,
이 라면에서 방충제 성분이 검출되어 50만개를 대량 리콜한다고 한다.

뉴스를 보면서 곰곰히 생각해보니,
그 당시 라면을 먹고나서 갑자기 잠이 쏟아져 그대로 잠이 들었던 기억이…
다시 생각해보니 11시간 비행이니 그 시간은 라면을 먹은 시간은 우리나라 시간으로 새벽 3시였다.

다행히 리콜 대상 품목은 8.30일 생산제품이라고 한다.
여행은 그 전에 갔다왔으니 해당 제품을 취식했을 리는 없다고 안도하고 있지만
NISSIN사에서는 해당 사실을 부인하고 있다고 하니, 다른 날짜의 제품도 안심할 수는 없을 것 같다.

그런데 글을 쓰는 도중에 또 갑자기 가슴이 조이는 느낌이 드네. -_-;